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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단상 - 돈을 잘 버는데 실적이 안 좋은 종목

투자단상

by 자본노동자 2023. 10. 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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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본노동자입니다.

오늘도 얼마 전 주변에서 오고갔던 주제입니다.

'이 기업 돈은 많이 버는데 왜 실적이 안 좋지?'

라는 재밌는 얘기였는데요. 혹시 이 말을 보고

"판관비가 많이 나가서 영업이익이 낮게 찍히는건가?"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재무제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투자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도 있습니다. 버는만큼 쓰는데 그걸 투자에 쓰는 경우죠. 단순히 판관비로 나가는 비용이 높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가끔 레포트를 읽다가 EV/EBITDA라는 단어를 본 기억이 나실겁니다. 이 EV/EBITDA는 기업가치(Eeterprise Value)를 법인세 및 감가삼각 차감 전 영업이익( Earning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으로 나눈 값입니다.

즉, 이 기업이 이것저것 떼기 전에 남은 알짜 실적으로 몇 년을 벌어야 몸값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주로 영업이익은 찍히는데 EPS는 낮게 나오는 종목을 볼 때 유용합니다.

실제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차이나는 경우는 많습니다. 주요자산의 처분이나 평가손실 등을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그걸 굳이 지표까지 가져와서 주가분석에 활용하는건 별개입니다. 어차피 일회성으로 제거될 노이즈일테니까요.

반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높은 영업이익률로 장사를 잘해서 돈은 많이 버는데, 그만큼 새로 투자를 하는 바람에 차트 하단에 찍히는 당기순이익은 적은 경우. 이러면 EPS가 낮아졌다한들 종목의 밸류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당장 2차전지 기업들이 해외 완성차 업체랑 JV 세워서 증설에 나서면 그만큼 투자금은 많이 들어갑니다. 당연히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과 EPS는 상당히 낮아지겠죠. 그런데 이런 소식에 시장은 반대로 반응합니다.

당기순이익은 줄었지만 투자에 썼으니 결국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거라는 기대 때문이죠. 어차피 영업이익이 멀쩡한걸 보니 이 기업이 장사를 못해서 실적이 낮아진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는 지금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 투자해서 내년에 더 번다."

소위 이런 신호로 읽히는겁니다. 물론, 그렇게 투자해서 내놓은 결과물이 늘 좋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법은 없습니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새로 지은 공장이 애물단지가 되거나. 회사의 운명을 걸고 진행한 M&A가 승자의 저주로 끝나는 경우도 많죠.

다만, 이게 성장하는 기업의 교과서적인 스토리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에는 스토리만 있고 숫자는 부실한 기업. 혹은 숫자는 유지되는데 미래 성장이 멈춘 기업도 많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이 글은 100% 개인의 사견을 담고 있으며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미래 주가에 대한 어떠한 확정이나 보증도 담고 있지 않으며, 종목 추천이 아닌 단순 분석/정리글입니다. 투자는 100% 본인 책임이며 본 블로그는 투자결과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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