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본노동자입니다.
오늘은 해외주식 투자, 그중에서도 미국주식 투자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눠보겠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국내주식의 대체재로 미국주식을 시작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이유야 어쨌든 저는 미국주식이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합니다.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는 그 자체로 환 헷지는 물론이고, 포트폴리오에서 원화에 대한 상보적인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작년 하반기 하락장을 겪으신 분들중 상당수는 참 신기한 경험을 하셨을겁니다. 분명 내 주식은 빠지고 있는데 환율이 올라서 원화로 환산하면 수익이 나는 현상이죠.
https://capitallabor.tistory.com/38
한국경제의 고질병인 대외변수 취약성, 미국주식 투자는 이런 리스크에 대한 좋은 대안 중 하나입니다. 수출이 부진해서 주가가 내리고 경기가 얼어붙으면 반대로 환율은 오르기 마련이니까요.
전세계 증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 남짓입니다. 만약 우리가 국내에만 투자한다면 이 3%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전략을 수립해서 성과를 내야합니다. 그것도 외부에 대응할 내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죠.
물론, 선택지가 많은 것이 꼭 투자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변수도 다양해지고 리스크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시장은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만큼이나 매력적인 종목들이 포진해있는 곳입니다.
단적으로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총은 390조원, 요즘 잘 나가는 현대차는 42조원 수준입니다. 반면, 미국 대장주 애플의 시총은 3,600조원이고 FAANG의 막내 넷플릭스는 많이 내려서 190조원입니다.
사실 이런 유명기업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존 디어(DE)라는 기업을 한번 보시죠. 이 회사는 참 재미 없을 것 같은 트랙터 사업을 영위합니다. 회사의 실적은 견조하고 재무비율도 안정적이지만 근본적으로 농업은 EV전환이나 생성형 AI같은 투자 포인트가 적은 산업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글로벌 최대 농기계 기업으로 현재 시총은 무려 140조원에 달합니다. 단순계산으로 현대차를 3번 사고도 남는 숫자입니다. 미국에서 트랙터 만드는 기업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죠.
이렇듯 국내에서 가장 재미없다는 섹터조차 미국시장에는 이채로운 기업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아주 건조하게 말씀드리면, 미국시장은 삼성전자같은 기업도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시장인 셈입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삼성전자처럼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흔한 시장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투자포인트는, 그런 뛰어난 기업들이 꾸준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당장 넷플릭스와 테슬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가요? 이미 성공한 IT 사업가가 자동차 산업에 도전해서 글로벌 선두 전기차 기업을 만드는 모습은, 국장은 물론이고 다른 어느 시장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시나리오입니다.
만약 식량과 농업에 장기적으로 집중하고 싶은 국내주식 투자자가 있다면 그는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할까요? 그리고 미국주식 투자자와 비교하면 그 선택지의 폭은 어느 정도일까요?
물론 제가 전에 분석했던 TYM같은 기업이 있지만 두 종목의 안정성과 규모 차이를 생각하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매우 다르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https://capitallabor.tistory.com/48
흔히들 말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편중된 사업군과 취약한 가버넌스, 시시때때로 터지는 물적분할 같은 비주주친화적 이벤트들. 흔히들 말씀하시는 국내주식 투자의 아쉬운 부분들입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미국시장에는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오히려 상장폐지나 분할같은 권리이슈가 바로 전날에도 발생하는 곳이 미국이니까요.
니콜라같이 사업성에 의구심이 드는 기업부터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해서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바이오, 언제든 상장폐지될 수 있는 페니주들까지. 미국시장이라고 이런 위험 요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중 실적의 비중이 국내시장보다 높은 것만은 체감상 사실입니다.
생성형 AI 발표 이후 이어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승, 비용합리화와 턴어라운드에 힘입은 메타의 회복. 반면, AI경쟁 이슈와 어려운 업황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구글과 아마존. 이미 확고한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대형주들조차 실적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주가는 등락하고, 산업의 부침에 따라 시총순위도 수시로 변합니다.
말하자면, 미국시장에서는 선두업체들 사이에서도 문자 그대로의 경쟁이 성립합니다. 주가의 흐름은 그 경쟁에서 기업이 벌어들이는 실적에 큰 영향을 받고, 결과는 예측하기는 어려울지언정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매우 합리적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주가가 실적에 솔직하다는 점은 그만큼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는데요. 하한가가 없다는 특성과 맞물려서 대형주도 엄청난 폭락을 나타낼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앞서 얘기한 FAANG의 막내 넷플릭스, 작년에 이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세가 꺾였다는 발표 후 주가는 -38%를 기록했었습니다. 당장 실적이 급락한 것도 아니고 가입자 수 둔화였을 뿐인데도 국장의 하한가 -30%를 훨씬 초과해서 급락한 것입니다. 해외거래소에서 매매중이던 넷플릭스 3배 레버리지는 거의 청산 직전에 거래정지까지 당했죠.
이는 모든 기업에 기회가 있지만 그만큼 모든 기업에 위기가 있다는 미국시장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렇듯 미국주식 투자는 매우 매력적인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생각없이 투자하면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은, 국내시장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꼭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은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증시와 종목에 대한 다양한 레포트와 자료들을 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터미널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도움이 되는 지표들이죠. 각사의 나이트 데스크 역시 단순한 주문 수탁이 아니라 투자상담과 종목 분석을 겸임합니다.
만약 미국주식 투자가 너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진다면, 한번쯤 용기를 내서 거래중인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보시면 어떨까요? 최근에는 지점에서 활약하던 PB들을 본사 비대면 영업부서로 배치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중입니다. 종종 말씀드렸던 오프라인 방문처럼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100% 개인의 사견을 담고 있으며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미래 주가에 대한 어떠한 확정이나 보증도 담고 있지 않으며, 종목 추천이 아닌 단순 분석/정리글입니다. 투자는 100% 본인 책임이며 본 블로그는 투자결과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투자단상 -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 (0) | 2023.06.11 |
---|---|
투자단상 - 껄무새와 배아픔 극복하기 (0) | 2023.05.15 |
투자단상 - 자녀 금융교육, 배당통지서부터 시작하세요 (0) | 2023.04.18 |
투자단상 - 에코프로 셀(Sell) 레포트, 애널리스트는 잘못이 없습니다 (2) | 2023.04.15 |
투자단상 - 영업권의 함정. 숫자가 크다고 다 좋은걸까? (0) | 2023.04.1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