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본노동자입니다.
이번 시장분석은 NVDA의 주가상승과 미국지수 흐름에 대한 시나리오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최근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주도주는 누가 뭐라고 해도 NVDA입니다. 생성형 AI로부터 시작된 반도체, 데이터 센터 산업 전반의 호조가 결국은 NVDA로 시작해서 NVDA로 끝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산업의 혁신이 일어나고 주도주가 좋은 실적을 보여주면 당연히 지수도 탄력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삼성전자 실적이 좋아지면 당연히 국내지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한가지 딴지를 걸어볼까 합니다. 과연 삼성전자가 국내지수를 견인하듯 NVDA가 미국지수를 견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죠.
시장의 구조를 봅시다. 우선 삼성전자, 거기에 SK하이닉스를 더하면 코스피 시총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각종 소부장과 유관기업들도 포함하면 국장에서 삼성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니 삼성전자 실적과 국내증시 호조를 연관짓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부의 원천지에서 수량이 늘어나면 밸류체인의 구석구석까지 물길이 닿을테니까요.
그러면 미국은 어떨까요? 과연 반도체라는 하나의 산업으로 지수 전체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일까요? 아니, 애초에 NVDA의 독주는 반도체 섹터 자체를 들어올려줄까요?
일반적인 상식과 우리의 기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두가지 차이점에 주목해서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적어볼 수도 있습니다.
짚어볼 것은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전체에서 가지는 비중의 차이, 주도주가 산업 내에서 가지는 위치의 차이입니다.
미국 시총 상위 종목들은 소위 빅테크라고 불리는 기술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이 세 회사의 시총은 각각 2조 달러가 넘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늘 비견되는 반도체 파운드리, TSMC의 시총은 5,000억 달러가 채 되지 않습니다. NVDA의 시총도 그렇게 올라서 이제 겨우 1조 달러 초반 수준입니다.
이는 미국시장의 지형도가 반도체 그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전방산업을 향해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NVDA는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길목을 지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미국증시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죠.
실제로 생성형 AI를 두고 전면에서 맞붙었던 것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였고, 데이터 센터나 클라우드 사업의 가장 큰 변수도 하이퍼 스케일러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NVDA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빅테크 기업도 그 성장의 사이클에서 소외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NVDA의 호실적도 결국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더 활용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늘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까요.
이 점에서 미국시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하나만 쳐다보고 있는 국내시장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 반도체를 활용해서 아이폰을 만들고 생성형 AI를 서비스 하고, 유튜브와 아마존 AWS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고객사들이 있기 때문이죠.
두번째로는 반도체라는 섹터 자체를 살펴봅시다. 국내시장이 반도체로 굴러간다면 그 반도체를 굴리는 기업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전자입니다.
그럼 미국 반도체는 NVDA가 다 굴리고 있을까요? 상황을 살펴보면 꼭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산업을 하나의 기업이 지탱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시장에 유의미한 제품을 내놓는 경쟁사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미국 반도체, 특히 GPU 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인텔, 퀄컴, AMD 등의 기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세 회사의 시총을 모두 합치면 4,000억 달러 이상으로 NVDA의 1/3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1/5 수준이니, 단순비교로도 경쟁사의 비중이 국내증시보다 더 높은 셈이죠.
더군다나 미국 반도체 시장에는 브로드컴, ASML,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NVDA가 영위하지 않는 사업을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포함하면 미국 반도체 내에서 NVDA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더 줄어듭니다. 파운드리 하나로 돌아가는 국내 반도체 시장과는 다른 부분이죠.
만약 NVDA의 성장 이상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줄어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나의 기업이 독주를 할 때 산업 전반을 이끌고 갈 수 없다면 시장은 오히려 축소될 수도 있습니다. 단적으로 아무리 NVDA의 GPU가 견조해도 핸드셋과 PC 등의 부진으로 AMD, 퀄컴, 인텔의 실적이 무너지고. 연이어 그 영향으로 TSMC가 흔들리면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우상향을 장담할 수 있을까요?
NVDA의 사업성이 부정적이라거나 실적이 피크를 찍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단독주자인 삼성전자와 선두주자인 NVDA는 분명히 다릅니다. 종목 자체의 성격 이상으로, 그 종목이 거래되는 시장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죠. 따라서 NVDA 자체를 좋게 보는 것과 미국시장 전체를 좋게 보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게 틀리거나 나쁜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늘 미국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미국증시의 단기상승을 기대하는 이유가 '삼성전자가 오르면 국내증시가 오르듯이, NVDA가 오르니까 미국증시도 올라줄거야' 정도라면 더 많은 근거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이 글은 100% 개인의 사견을 담고 있으며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미래 주가에 대한 어떠한 확정이나 보증도 담고 있지 않으며, 종목 추천이 아닌 단순 분석/정리글입니다. 투자는 100% 본인 책임이며 본 블로그는 투자결과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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