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는 합성피혁을 생산하는 시총 3,000억원의 스몰캡으로 작년 매출액은 3,700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을 시현했다. 그러나 합성피혁 분야에서는 글로벌 2위 수준의 기업으로, 주요 고객사로 나이키, 아디다스, 현대차 등을 두고 있다. 숫자만 보면 작은 기업이지만 생각보다 굵직한 레퍼런스를 쌓아놨다. 몇 차례 얘기했듯이 제조업에서 고객사 히스토리는 새로운 딜을 뚫을 수 있는 근거가 되곤 하는데, 이미 일부 언론에서는 동사의 테슬라 납품 가능성을 보도했다.
현재의 매출 비중을 보면 동사의 본업은 신발사업이다. 그러나 파르게 성장중인 차량용 내장재의 비중도 작년 말 20%를 넘어섰다. 기업이 주가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탄탄한 본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동사는 인체 유해논란이 있는 PVC(폴리염화비닐) 피혁을 대신하는 PU(폴리우레탄)피혁을 생산하며, 적자를 내던 자회사 최신물산을 1분기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나아가, 셧다운 위기에 대처하면서 고객사 내의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관리중이다. 이렇듯 본업에서 동사의 실력은 탄탄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만약 테슬라 납품이 공식화된다면, 그동안 눌려왔던 동사의 주가는 가파른 Re-rating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안정적인 본업과 레벨업 기대감 소식이 들리는 동사에 EPS 1,400 X PER 10을 부여, 14,000 KRW를 목표가로 제시한다.
작년은 동사에게 고난의 해였다. 생산시설이 있는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은 극심한 셧다운 스트레스를 겪었고, 윤석열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도 등락을 거쳤다. 사업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통제불가능한 변수들에 휘둘려왔던 셈이다. 올해도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때문에 순탄치는 않지만, 적어도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동사가 기대할 수 있는 호재들, 리오프닝, 카타르 월드컵, 테슬라 수주 등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가시적 변수인 인플레이션과 리오프닝을 놓고 비교해보자.
우선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최악을 향하고 있다. 어제 발표된 미국 CPI는 8.6%로 예상치 8.3%를 상회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더했다. 대부분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결과지만, 에너지 비용상승은 모든 생산활동에 영향을 주므로 의류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는 이런 인플레이션이 수요증가보다는 외부의 공급부족에 기인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공급에 문제가 생겼고, 유가는 치솟았다. 기후위기로 다른 국가들의 작황도 좋지 않고 친환경 투자에 밀린 석유시설은 노후화됐다. 모두 단기간에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들은 감지된다. 우선, 최근 미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된 태양광 패널의 관세를 면제했다. 사실상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둔 중국업체들을 겨냥한 조치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추가적인 관세완화와 미중무역 분쟁의 일시적 진정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하나는 지난해 물류대란도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수요폭증보다는 공급망 교란에 따른 공급 부족의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Y-Y 측면에서 이미 바닥이 다져진 상태라는 것인데,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경기에 남아있다면 고통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IB들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이번 2분기를 정점으로 차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원유시추 등 생산시설에 자금이 투입되면서 공급단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 데에 따른 전망이다.
리오프닝은 인플레이션과 맞물린 축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단가는 오르지만 소비는 줄어들고, 그게 일정 한계를 넘으면 경기위축으로 이어진다. 다만, 위에서 전망한 내용을 사실로 인정했을 때,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가 무너지는 현상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해외여행과 여름휴가 소식이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위에서 유가가 인플레를 견인한 것 역시, 기저에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 진입에 따른 수요증가가 깔려있다. 중국의 소식도 나쁘지 않다. 한때 상하이, 베이징 등 일선도시들에 대규모 봉쇄령 얘기가 있었지만, 최근 상하이 봉쇄가 해제됐고 CPI는 2.1%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런 사실들에 기반, 동사를 둘러싼 변수들이 적어도 작년처럼 악재 일로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분명 힘든 시기인 것은 맞지만, 지금은 그 이상으로 저평가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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